2010년 3월 2일 화요일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소… 파주출판도시 '활판공방'

 

어릴 적 동네 인쇄소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바둑판 모양으로 층층이 쌓여있던 낱개의 활자들이 조합을 이루어 '탈칵탈칵' 소리에 맞춰 종이와 인쇄기가 '지식'을 만들어내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좋은 기사가 있어서 링크하였다.  

 

 

납 활자가 돌아왔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급격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 지금은 고물상에서 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활판인쇄기가 파주 출판단지 안에서 책을 찍어내고 있다. 활판인쇄란 조판공이 일일이 글자를 뽑고 판을 만들어 인쇄하는 수공업 형태의 출판시스템으로 기계가 한번 돌아갈 때마다 한장씩만 인쇄되기 때문에 시간당 2천장 정도 밖에 찍을 수 없다. 오프셋인쇄의 10분의 1수준. 더욱이 인쇄가 끝나면 활자판들은 해체되기 때문에 똑같은 책을 찍기가 매우 어렵다.

   
▲ 예전 활판인쇄로 나온 책들.

우리나라에 활판인쇄를 처음 도입한 사람은 최남선이다. 최남선은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1377년)'이 인쇄된지 530여년 후인 1908년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소년'지를 만들면서 한국 현대시의 효시인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했다.

활판인쇄는 1960년대 후반 절정을 이뤘으나, 이후 대량 고속인쇄가 가능한 오프셋 인쇄와 전산 조판시스템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의 길을 걷다 1980년대 후반 컴퓨터를 통한 전산화 및 인터넷이 나타나면서 자취를 감춰 지금은 고물상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활판인쇄의 소멸현상을 안타까워하던 박건한(시인), 정병규(정디자인 대표), 박한수(시월출판사 대표)씨가 모여 활판인쇄의 부활을 시도했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주조기, 활판인쇄기, 교정기, 사진식자기 등을 어렵게 사 모아 2007년 11월 파주 출판단지 안에 활판인쇄소 '활판공방'을 차린 것이다. 문을 연 이듬해 '현대시 100주년'을 기념해 이근배 시인의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와 김종해 시인의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를 출판하면서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소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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