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8일 금요일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 김제동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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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편

 

어쨌든 책은 곧 사람이니까요

 

서재라는 곳은, 문 열고 들어와서 사람 만나는 데죠. 어쨌든 책이 사람들인거니까요. 그래서 손에 잡히면 ‘아, 오늘은 이분하고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하는, 그런 곳입니다.
책은 덮어놓으면 무생물이지만 펼치는 순간에 생물이 되고. 또 교감까지 하면 친구가 됩니다. 덮어놓으면 작가분도 주무시고 펼치면 작가분도 깨셔야 하고. 어떤 분들은 저보다 연세 드신 분도 있고 또 저보다 아래이신 분도 있고, 알랭 드 보통이라는 분은 69년생이시니까 저하고 다섯 살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죠. 그런 분들을 만나면 성질나죠. 이 사람이 이런 책을 쓰는 동안에 난 도대체 이태까지 뭘 하고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팬들에게 책 선물을 많이 받는데, 책은 읽어서 돌려줄 수 있는 선물이라서 좋습니다. 제가 읽어서 말로 돌려 드리든, 다른 사람한테 돌려주든 그럴 수 있으니까요. 지인에게 빼앗아 오는 경우도 많고요. 자꾸 책은 욕심이 나서, 저녁에 라면 안 먹는다고 하고는 누가 라면 끓이면 한 젓가락 뺏어 먹고 싶잖아요? 그런 것처럼 항상 남이 읽는 책에 대해서, 어 이거 뭐지? 하면서 갖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제.동

 

그를 보면, '찰리 채플린' 같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철학이 있는 메세지를 전해준다. 코미디언도 영화배우도 아닌 그는 말로 웃음을 주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잘 생기지 않아서 더 진솔하게 느껴지는 그의 말은 어디에서 힘을 찾을까? 그는 세상의 이런 질문에 바로 '책'이라고 한다. 이 영상을 보면서 그를 더 편하게 알게 되었고, 지금의 그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우울한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가 그렇게 좋아하는 '대중과의 만남'을 '책'을 통해 콘서트 자리에서 새롭게 자신을 키워가고 있다. '책이 곧 사람'이라는 그의 말끝에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의 구절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분명 책은 사람이고, 부모-형제-친구가 되어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사람을 위해 마음껏 보듬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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