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1일 월요일

<사기 교양 강의>

 

회사일로 상당히 분주했던 3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그 시작 즈음 손에 잡았던 [사기 교양 강의]를 완독하였다.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는 책 표지의 문구는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까지 나름대로 처음 접한 [사기]를 아주 쉽고 간결하게 읽을 수 었다. 사실, 사마천의 [사기]라는 책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조금씩 알고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지식과 성찰은 상당히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도 그 가운데에 속해있는 독자이기도 하다.

 

사기 교양강의

 

<표지 ; 사기 교양 강의 / 돌베개>

 

이 책은 중국 북경TV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는 한자오치의 TV강의를 보완하여 엮은 책으로, 전문가 이인호 한양대 교수가 변역하였다. [사기]의 형식과 내용, 특징 및 영향 등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명쾌한 요약과 함께 [사기]를 깊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집필하였다.

 

저자인 한자오치는 세계적인 [사기]의 권위자로 50년 가까이 연구해온 석학이다. 그는 [사기]를 대중들이 정확하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하고, 허구적인 이야기는 배제하였다고 한다. 또한 사마천이 인물을 묘사하고 평가한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사마천의 관점과 태도를 밝힐 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면모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평가하였다.

 

이 책의 특징에 대해 해당 출판사는 아래와 같이 명기하였다.

 

첫째, 홍문연의 허구와 진실, 항우의 해하 자결 진위, 여태후의 성격 변과 과정 등 심층적이고 다각도로 분석하여 <사기>를 읽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게 하였다.

둘째, 진 시황제의 분서갱유, 여불위와 노애의 관계 등 우리가 오해하고 있었던 사건에 대하여 진실을 밝힌다.

셋째, <사기>의 중요인물을 사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참신한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넷째, 중국 역대 학자들이 논평한 글을 인용하여 <사기>의 이해를 돕는다.

다섯째, 여태후 일족 몰살의 교훈, 한 무제 말년의 비극 등을 통하여 현대의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이 책은 [사기]를 처음 접하거나, 핵심을 다시한번 접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적격이다. [사기]를 전후좌우로 인용하면서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물론,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혼동될 수 있겠지만 약간의 흐름을 이해하다보면, 오히려 복습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오해했던 인물이나 사건의 진실을 밝혀준다. 진시황제의 분서갱유, 초 회왕과 항우의 관계, 한신의 당연한 죽음 등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승자의 원칙에 의한 역사 집필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식견과 해석을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 책은 황로사상을 통한 한 초기의 성세와 권력 핵심의 인물들의 변화와 질곡의 역사를 간결한 문체로 전달해주었다. '인의'를 중시하는 유가사상과 대비되는 노자사상을 근간으로 한 황로사상을 통해 이를 잘 활용한 장량의 정치적 타산과 처세는 오늘의 세태와 비유되는 것 같았다.

 

중국의 최고지도자 등소평이 그랬다고 한다. "중국의 고서 중 최고로 뽑자면, 바로 [사기]와 [자치통감]을 들겠다"고 말이다. 역사는 '정-반-합'의 원리로 발전하는 것 같다. 항상 경쟁의 구도와 치열한 반전과 통합 그리고 다시 분리되고, 수백 수천년 후 내가 살고 있는 오늘도 후손들에게는 수레바퀴속의 한 축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오명'으로 남기보다 '광명'으로 기억되는 시대였으면 한다.  

 

모처럼, 손에 잡은 역사서 [사기 교양 강의]를 통해 [사기]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진 것 같다. 끈기를 가지고 [사기]를 완독해보고 싶다. 시대는 다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과 관계는 대동소이할 것이다. 특히, 기업 등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나를 반추하고, 미래의 나를 그려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놓치고 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런 좋은 역사서나 역사해설서는 생각하는 이상의 가치를 전달해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참고로, 이 책은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손자병법], [삼국지], [논어]가 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완독을 필수로 삼아 나름의 리뷰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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