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소식에 마음 속에 허전한 바람이 계속 불어온다. 대학 1학년때 읽은 스님의 대표작 '무소유'를 읽었고, 바로 어제는 스님이 사랑한 50종의 책을 정리한 '내가 사랑한 책들'을 구입했었다. 포용하고 비우고 살라는 스님의 가르침은 평생동안 당신의 신념으로 승화시키셨던 '부처'셨다. 오늘 불자와 존경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비워주시고 속세를 떠나셨지만,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산사의 등불'을 하나는 남겨주고 가셨다.
시인 류시화 선생이 밝힌 법정 스님의 유언이 가슴 절절하게 맺혀온다. (지난해 6월 가까운 사람 서너 명을 불러 절절한 감동의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절대로 다비식 같은 것을 하지 말라. 이 몸뚱아리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 내가 죽으면 강원도 오두막 앞에 내가 늘 좌선하던 커다란 넙적바위가 있으니 남아 있는 땔감 가져다가 그 위에 얹어 놓고 화장해 달라.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워 달라. 그리고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
"나는 죽을 때 농담을 하며 죽을 것이다. 만약 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내 몸에 매단다면 벌떡 일어나 발로 차 버릴 것이다"
또 법정 스님은 생전에 스님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며,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정스님의 다비식은 3월 13일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엄수된다.
내일은 책을 절판해달라는 스님의 유언이 지켜지기 전에, 얼른 책으로나마 스님을 오래오래 기억해야겠다. 지금 이 시간, 스님은 건강한 걸음으로 또 다른 세상에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해 떠나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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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은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 등 여러 권의 산문집과 법문을 통해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깨달음을 전하는 주옥같은 말을 남겼다.
특히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라는 말은 스님이 설파하던 '무소유'의 정신을 압축한다.
1997년 길상사 창건 당시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합니다"로 시작하는 창건 법문도 이러한 무소유 정신과 맞물려 널리 회자됐다.
그런가 하면 말년인 지난 2008년 낸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마지막 모습까지 귀감이 되기도 했다.
다음은 법정스님의 주요 어록.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무소유' 중)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산방한담' 중)